해운대 카페 프루터리의 아침 — 콜드프레스 주스를 그날 아침에만 짜는 이유
물을 타지 않고, 시럽으로 맛을 만들지 않고, 매일 아침 그날 마실 만큼만 — 달맞이길 숲속 과일가게의 착즙 루틴
해운대 카페 프루터리포레스트가 콜드프레스 주스를 매일 아침 그날 분량만 짜는 이유. 병 안에 들어가는 것과 들어가지 않는 것, 착즙 순서, 망고비치·서핑애플·키위포레스트·솔티워터 고르는 요령까지.

해운대 카페 가운데 저희를 "거기 주스 파는 데"로 기억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프루터리포레스트는 달맞이길 언덕의 숲 안에 있는 과일가게이고, 이 가게가 매일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날 마실 콜드프레스 주스를 짜는 것입니다. 오늘은 저희가 왜 주스를 아침에만, 그것도 그날 나갈 만큼만 짜는지, 그리고 병 안에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이 들어가지 않는지를 적어 두려고 합니다.
왜 아침에만 짜는가
문 여는 시각은 평일 10시입니다. 직원들은 그보다 먼저 나와 과일을 씻고 손질해 착즙기에 넣습니다. 콜드프레스는 이름 그대로 열을 쓰지 않고 천천히 눌러 짜는 방식이라 한 병을 채우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그 대신 짜자마자의 색과 향이 그대로 병에 담깁니다. 저희는 이 상태를 오래 붙들어 두려고 애쓰기보다, 오래 두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날 아침 짠 것을 그날 냉장고에서 꺼내 드리는 것. 그래서 늦은 오후에 오시면 원하시는 병이 남아 있지 않을 때도 있는데, 저희는 그것을 아침의 약속을 지킨 결과로 봅니다.
병 안에 들어가는 것, 들어가지 않는 것
들어가는 것은 과일과 채소, 그리고 필요할 때 레몬이나 라임 한 조각입니다. 물을 타지 않고, 시럽으로 맛을 만들지 않습니다. 단맛의 기준을 그날 과일에 두기 때문에 같은 이름의 주스라도 날마다 조금씩 다르고, 저희는 그 차이를 감추지 않습니다. 과일은 그 계절에 맛이 가장 올라온 것을 골라 들여옵니다.
착즙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서핑애플처럼 색이 옅고 맛이 순한 것부터 시작해 망고비치, 키위포레스트, 베리웨이브처럼 색과 향이 진한 것으로 넘어갑니다. 앞의 맛이 뒤의 병에 섞이지 않게 하려는 저희 나름의 규칙입니다. 사과가 많이 들어가는 병은 색이 변하기 쉬워 병목까지 꽉 채워 공기를 남기지 않습니다. 작은 일들이지만, 이 순서를 매일 같은 손이 지키고 있습니다.
병을 고르는 요령
가장 많이 나가는 것은 망고비치입니다. 망고와 파인애플에 레몬을 더해 달고 산뜻합니다. 아이와 함께 오셨다면 사과와 오렌지, 당근을 짠 서핑애플이 무난합니다. 채소가 들어간 것을 찾으시면 키위와 케일, 시금치, 사과를 함께 짠 키위포레스트가 있습니다. 여름에는 수박에 게랑드 소금을 조금 더한 솔티워터가 나오고, 딸기가 나오는 철에는 딸기와 바나나, 비트, 사과를 짠 베리웨이브가 돌아옵니다. 병주스는 얼음을 담은 잔과 함께 드리니 병째 드셔도 되고, 잔에 조금씩 따라 천천히 드셔도 됩니다. 구성은 시즌에 따라 바뀌니 방문 전 메뉴 페이지에서 확인해 주세요.
어느 아침의 기록
지난주 수요일 아침이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들어오신 손님이 냉장고 앞에 한참 서 계시길래 병마다 무엇이 들어갔는지 설명을 드렸더니, 서핑애플 한 병을 골라 창가 바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반쯤 드시고 카운터로 오셔서 "주스가 아니라 과일을 마시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아침마다 착즙기 앞에 서는 이유를 그 한 문장이 대신 말해 준 것 같아 이 글에 옮겨 적습니다.
오시기 전에
주스를 목적으로 오신다면 오전이 좋습니다. 종류가 다 갖춰져 있고 숲도 가장 조용합니다. 브런치 플레이트나 과일이 올라간 디저트와 함께 드시는 분들이 많고, 커피를 찾으시면 오렌지로 브루잉한 프루츠 콜드브루가 있습니다.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 오시리아에서 차로 10분 정도이고 매장 앞 전용 주차 20대는 무료입니다. 버스로 오실 때는 송정1단지주공 정류장에서 언덕길을 18분쯤 걸어 올라오시면 됩니다. 반려견과 함께라면 목줄을 채워 주시고, 실내에서는 유모차나 애견가방에 태워 이동해 주세요. 평일은 오후 6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8시까지 문을 엽니다. 내일 아침에도 같은 시각에 착즙기를 돌리고 있겠습니다.